제주서부지역 동굴 우점종...거미류 36종, 곤충류 33종, 연제동물 22종 순
종 다양성 가장 우수한 동굴...한경면 신창리 ‘성굴’ 모두 63종 기록
종별로 부산입술대고둥, 민자가게거미, 한국농발거미, 꼽등이, 관박쥐 등 전 지역서 발견...분포범위 넓어

동굴 주변의 쓰레기 투기 및 동굴입구 주변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 등의 환경 변화가 동굴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굴에 가장 많이 사는 우점종은 거미류로 36종(이 중 거미목은 30종)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곤충류 33종, 연제동물 22종 순이었다.

종 다양성이 가장 우수한 동굴은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의 성굴로 모두 63종이 기록됐다. 이어 한림읍 협재리 감남답굴과 월령리 한들굴이 각 46종, 상명리 옥산이굴과 아라동(오등동) 구린굴이 각 35종, 한림읍 협재리 건지굴1이 32종, 아라동(오등동) 평굴이 31종 순이었다.

이는 제주 서부지역 일원을 대상으로 한 ‘제주도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제주서부지역의 동굴에서 기록된 동굴생물은 모두 5문 14강 40목 86과 130속 159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동 지역에서는 제주시 한림읍이 124종으로 가장 많은 종이 기록됐으며 한경면에서 80종, 아라동에서 65종 순으로 조사됐다.

종별로 부산입술대고둥, 외갈래띠노래기, 말꼬마거미, 만주굴시내거미, 민자가게거미, 한국농발거미, 꼽등이, 관박쥐 등이 전 지역에서 발견돼 분포범위가 넓은 종으로 나타났다

동굴에서 적응한 정도에 따른 생태적 특성을 보면 진동굴성 3종(1.9%), 호동굴성 24종(15.1%), 호암성 101종(63.5%), 주기성 13종(8.2%), 기생성 7종(4.4%), 미입성 11종(6.9%)으로 동굴에서의 적응율은 17%로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적응율이란 동굴주변에 서식하는 생물 중 외래성 생물을 제외한 호동굴성과 진동굴성 생물의 비율을 뜻한다.

동굴별로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에 위치한 끌왓디동굴이 50%로 종 다양성은 19종에 불과하지만, 가장 높은 적응율을 나타냈다. 이어 한림읍 금능리에 위치한 조롱굴이 28%로 높게 조사됐다.

하지만 적응율이 높은 두 동굴은 주변의 환경 변화(쓰레기 투기 및 입구 주변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 등)에 의해 외부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이 좋지 못해 동굴성의 비율이 높은 것이며, 동굴 자체의 환경이 우수해서 생긴 결과는 아니다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환경 유지상태가 우수한 동굴의 경우는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의 성굴이 27%, 아라동(오등동)의 구린굴이 25.7%, 한경면 조수리의 고산리동굴이 24%, 아라동(오등동)의 평굴이 22.6%, 한림읍 협재리의 초기왓굴이 20%, 월령리의 한들굴이 19.6% 순으로 높은 적응율을 보였다.

하지만 성굴과 초기왓굴의 경우는 인간 활동에 의한 간섭(젓갈, 술, 농산물 등의 저장시설 이용 등)이 동굴 내부까지 영향을 주었으나 매우 높은 적응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이는 동굴생물조사의 기록방식이 조사기간 중 확인된 동굴생물 뿐만 아니라 과거에 조사됐던 자료의 누적 결과를 기록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며, 현재는 과거에 비해 종 발견 빈도와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 동굴에 서식하는 동굴생물은 주로 외부에서 유입된 유기물이 가장 풍부한 입구부와 박명부에서 많은 종이 기록됐으며, 많은 동굴생물들이 이들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島)의 용암동굴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동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서성은 옆새우류와 플랑크톤성 갑각류가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의 성굴, 한림읍 금능리의 정구수굴, 협재리의 재암천굴, 아라동(오등동)의 평굴과 꽝낭못굴1 등에서 확인됐다.

먹이자원에 따른 분포를 보면 동굴에서의 먹이자원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하는데 입구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유기물(낙엽 등)과 주로 박쥐류에 의해 공급되는 배설물(구아노), 동굴 내부에서 발생하는 서식 종의 사체, 강우 후 스며드는 빗물에 섞여 들어오는 미세유기물, 기타(기생하거나 외부에서 먹이 획득)로 나눌 수 있다는 것.

포식자의 경우는 선호하는 장소에 따라 구분했다.

입구부와 박명부에서 주로 형성되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기물은 호암성 생물과 일부 동굴성 생물의 가장 중요한 먹이자원이 되며, 모두 110종이 이 지점의 유기물 층에서 확인됐다.

또한 박쥐류에 의해 제공되는 구아노에서는 23종이 확인됐는데, 구아노가 퇴적된 환경에 따라 호동굴성 생물과 진동굴성생물 외에도 호암성 생물이 다수 확인됐다.

이는 계절별로 박쥐류의 생활패턴의 변화 또는 동굴 내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현미경적 미세유기물이 있는 곳에서는 진동굴성 생물과 호동굴성 생물이 주류를 이루고 모두 18종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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