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아동권리보장원 등과 협력 해외입양인 소재발견...유전자 검사 등으로 가족 찾아

제주경찰청(청장 이충호)은 40여년 전 헤어진 동생을 찾아달라는 신고를 접수받아 장기간 수사한 끝에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됐던 박동수 씨(Benzamin Park, 1979년 생, 美 일리노이주 거주)의 소재를 찾아 가족과 상봉했다고 밝혔다.

제주경찰청은 2021년 10월 경남 밀양서에 접수된 실종 신고를 이관받은 후 제주경찰청 형사과 미제수사팀에서 직접 소재를 추적하는 등 약 2년 5개월간 조사를 이어왔다.

특히, 제주경찰청 미제수사팀은 미국에 있는 대상자의 소재를 찾기 위해 SNS를 활용해 단서를 발견하고, 시카고 총영사관과 협조하는 등 다양한 노력 끝에 박동수 씨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친모 이애연 씨는 박동수 씨를 포함한 4남매를 경남 김해의 큰집에 잠시 맡겼다. 하지만 박동수 씨는 어머니를 찾으러 나가겠다며 집을 나가 실종됐다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박동수 씨는 미국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1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입양기관(대한사회복지회)을 찾아갔으나, 아무런 기록을 발견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012년에 재입국해 계명대학교 어학당을 다니며 대구 성서경찰서에 찾아가 유전자를 채취했으나, 당시에는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2016년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던 중, 동수 씨의 친형 박진수 씨가 2021년 10월 ‘실종된 두 남매를 찾고 싶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당시 모친 이애연 씨의 DNA를 채취했고, 이듬해 2022년 8월 박동수 씨와 이애연 씨가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왔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장기실종 중인 박동수 씨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경찰청 소속 미제수사팀으로 사건을 이관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출입국관리청과의 협조 등과 경찰청을 통해 이후 주 시카고 총영사관과의 공조를 통한 미국 현지 조사로 박동수 씨와 연락이 닿게 됐다.

박동수 씨가 2023년 12월 주 시카고 총영사관에 방문해 유전자를 재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박동수 씨가 이애연 씨의 친자임이 올해 2월 최종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분석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상봉은 해외입양인과 한국의 가족이 상봉하는 다섯 번째 사례다.

39년전 미국으로 입양됐던 박동수 씨는 3월 18일 친모 이애연 씨(83) 등 한국의 가족과 화상으로 상봉했다.

박동수 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다”며 “도와주신 경찰, 대사관, 아동권리보장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향후 경찰에서는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 아동을 찾게 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며,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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