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희찬)는 한라산 고지대의 박쥐 서식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한라산의 박쥐 장기 생태 모니터링 연구’를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국립생태원 생태응용연구실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번 연구는 올 9월부터 2027년 말까지 진행된다.

기후변화와 한라산 박쥐의 생태 특성 변화 간 연관성뿐만 아니라, 한반도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한라산 박쥐만의 독특한 생태 특성을 밝히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번 연구는 한라산 북사면 해발고도 약 660~750m에 분포하는 구린굴과 평굴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자동 온습도 측정기 및 초음파 수집기를 설치해 장기간에 걸쳐 박쥐의 서식환경 특성 및 생태 특성 등 현황을 정량적으로 기록한다.

초음파 수집기의 경우, 서로 다른 종별, 상황별 박쥐가 발산하는 초음파의 특징을 활용해 동굴 내 출현하는 박쥐의 종과 서식지 이용 특성 및 기능(주간 휴식지, 출산장소, 포육공간, 동면장소 등)을 평가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한라산의 박쥐에 대한 장기 모니터링이 진행되는 구린굴과 평굴은 2021년 3D 스캔을 통해 3차원적 형태가 파악된 동굴로, 이미 구축된 동굴자료는 박쥐의 서식환경 특성과 서식지의 기능을 평가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전망이다.

야행성인 박쥐는 생태계 내에서 먹이활동(곤충, 화분, 과일)을 통해 생태계 순환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곤충조절, 화분매개, 씨앗분산 등)을 담당한다. 

주요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생물자원이지만, 한라산의 생태계에서 박쥐의 기능과 역할, 생태 특성 등에 대해 지금까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한편 한라산연구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번 박쥐 장기 모니터링 연구를 통해 제주도 동부와 북부, 저지대에서 고지대를 포함해 제주에 서식하는 박쥐의 서식환경과 생태 특성을 새롭게 밝혀나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정군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한라산에 서식하는 박쥐의 서식지 특성 및 생태 특성을 장기간에 걸쳐 정량적으로 기록하고 해석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라산의 주요 자연자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연구기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일에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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