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안덕계곡 동남참게 생물다양성 위기 확인...“제주 생물종다양성 위기, 남의 일 아니다”

환경변화와 질병 위협으로 집단 적응력과 생존력 약화 우려 커 

‘생물의 보고 제주’ 지키려면 종다양성 선제적 모니터링과 기초연구 필요

동남참게.
동남참게.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서귀포 안덕계곡 동남참게 집단이 유전적으로 다양성 빈약하다고 밝히며 동남참게가 멸종 위기에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세계적인 ‘생물종다양성의 보물섬’으로 손꼽히는 제주가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안덕계곡에 서식하는 동남참게 집단이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빈약하다는 유전자 분석 연구결과가 아·태 생물다양성 전문학술지(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JAPB)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발행하는 JAPB 학술지는 2008년 창간됐으며, 국내 생물다양성 분야 등재학술지 6종 가운데 국가기관에서 발행하는 건 ‘JAPB’가 유일하다.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연구팀은 제주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연구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샘플을 수집해 ‘안덕계곡 일대 동남참게에 대한 유전학적 분석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안덕계곡 동남참게가 지리적으로 다른 지역 동남참게와 어울려 번식하기에 쉽지 않기 때문에 46개체의 동남참게 DNA 분석을 통해 집단의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한지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안덕계곡의 동남참게 집단이 유전적으로 평균 99.9%가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진 것으로 조사되어 유전적으로 다양성이 빈약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자연환경 변화나 질병으로 인한 위협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생물 집단의 적응력과 생존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 연구결과는 제주 생물종다양성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바다를 통한 다른 지역 개체의 유입 또는 인근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균형수 탱크를 통한 유생의 유입 가능성을 토대로 여러 가설을 세웠으나 이번 연구에서 이와 관련한 흔적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는 것.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 제주의 생물종다양성을 위한 선제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유전자 분석을 통한 기초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해나갈 방침이다.

정용한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제주의 생물다양성은 세계적인 연구가치가 높지만 어느 순간 소멸될 지 모른다. 드러나지 않는 생물의 변화를 관찰하고 생태계의 한 축이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보전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생물에 대한 기초연구와 모니터링을 통해 제주 생물들의 유전적 다양성을 조사하고 연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