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약자 조례제정, 마스크 등 의료보호 용구 공적 관리와 무상배급, 시설 돌봄 사각지대 해소 및 지역사회 돌봄 구조 등 추진 제안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제주지역 노동•시민사회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난수당 등 취약계층 지원 대책 확대  ▲재난약자 조례제정 ▲공공의료기관 확충 및 영리병원 완전철회 ▲유급•돌봄 휴가의 실질적 보장과 취약계층 노동자의 지원 대책 마련 ▲마스크 등 의료보호 용구의 공적 관리와 무상 배급 ▲시설 돌봄의 사각지대 해소 및 지역사회 돌봄 구조 추진을 제안했다.

제주지역 노동•시민사회는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 감염증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산발적인 재확산 위험은 아직도 여전하다”며 “질병의 확산도 문제지만 경기 침체로 영세 자영업자•비정규직•비수급 빈곤층 등 취약 계층은 생존의 위기에 점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열악한 공공 의료의 현실과 보건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개선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고 중국에서 신천지•대구로 이어지는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와 배척 문화, 집단적인 심리적 패닉 상태와도 마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 제주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일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노동•시민사회의 제언’을 발표하고 정부와 제주도 및 제주도의회 등에 추진을 제언했다.

이들은 또한 “코로나 사태는 일부 전문가 단체와 정부-제주도의 협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겨내야 한다”며 “정부, 지자체, 기업, 전문가, 언론, 시민 등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대응 방안을 함께 모색해나가야 이번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코로나 사태로 파생되는 문제들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 농가의 부담을 조금이나 덜고, 코로나 19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시는 대구 경북 지역 의료노동자(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경북대 병원, 대구카톨릭대병원)들과 연대하고자 제주 친환경 감귤 200상자(500만 상당)를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코로나 사태 극복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도록 제주지역의 노동•시민사회는 앞으로도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제주지역 노동•시민사회의 7가지 제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COVID-19 감염사태, 이하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 2달 여가 지났다.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 감염증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산발적인 재확산 위험은 아직도 여전하다.
●질병의 확산도 문제지만 경기 침체로 영세 자영업자•비정규직•비수급 빈곤층 등  취약 계층은 생존의 위기에 점점 내몰리고 있다. 또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국사회의  열악한 공공 의료의 현실과 보건의료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개선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고, 중국에서 신천지•대구로 이어지는 특정집단에 대한 혐오와 배척 문화, 집단적인 심리적 패닉 상태와도 마주하게 되었다.
●코로나 사태는 일부 전문가 단체와 정부, 지자체의 협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겨내야 한다. 이미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이나 특정 지역, 종교 등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중단하고 인권과 연대의 관점에서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을 호소한다. 개인•지역사회•공동체의 협력과 참여를 바탕으로 시민사회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에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 대응의 첫 단계로 다음을 요구하고 함께할 것이다.

제안1. 정부와 제주도는 경제적 타격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 수당 지급 등 과감하게 재정확대에 나서야 한다.
●현황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경제생활 위축과 일자리 축소, 가계소득의 감소는 대다수 서민들과 자영업자, 하청•비정규노동자, 저소득층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11조 7천억 원 규모의 추경안이 최근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18조 원까지 증액되었지만 결국은 정부안대로 통과되었다. 이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소비위축과 경기침체로 인한 중소기업, 중소상인, 상가세입자들의 고통도 더 심각해지고 있고, 중소기업•하청노동자, 영세자영업에 고용된 노동자, 일용직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소득과 일자리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된다고 하더라고 취약계층과 서민들의 경제적 타격이 언제 회복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감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요구사항
●추가 추경을 통해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비수급빈곤층 등 취약한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재난수당 등과 같은 소득보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재해구호기금, 재난관리기금 등을 적극 활용하고 중앙부처는 기금 활용에 협조해야 한다.
●이미 서울시와 강원도, 전북 전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난기본소득 개념의 긴급생계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탓에  일부 취약계층에만 지원을 하고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제주도는 주민생계 안정과 소비진작을 위해 전 국민과 도민을 대상으로 재난 수당을 지급하라.

제안2.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대규모 재난 시 재난약자 지원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약자 지원에 관한 조례》제정에 나서라.
●현황
●메르스, 코로나19 등 최근 대형재난의 위험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재난약자의 재난안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 지자체를 막론하고 재난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는 전무한 실정이다.
●재난 취약계층은 일반인과는 달리 재난 정보 획득에 어려움을 겪거나 신체적 부자유 등으로 인해 재난대피 및 대응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반인과는 달리 특별한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다.

●요구사항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신체적(장애인,노약자,영유아,청소년), 환경적(국내거주 외국인), 경제적(기초생활 보호대상자 및 차상위 계층) 재난약자 지원을 위한 조례를 즉각 재정하라.

제안3. 정부는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영리병원 완전폐기에 나서야 한다.
●현황
●OECD 보건의료통계(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상수는 인구 1천 명당 12.3개로 OECD 평균 4.7개의 2.6배나 되고, 병상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코로나 환자를 이송할 병원이 없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병원의 약 90%가  민간병원이기 때문이다. 민간병원은 수익성이 없는 격리병실이나 읍압병실 설치  등에 소극적이어서 국가 감염병 사태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사스, 메르스 때에도 공공병원이 거점병원으로서 확진자에 대응하고 추가 감염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공병원의 병상수는 환자수 대비 10.3%에 불과해 사회적 요구를 다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하다. OECD 최하 수준의 인구당 의사 수, 간호사 수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메르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공공의료가 얼마나 취약한지 확있했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감염병 예방 및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기관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확충도 모자랄 판국에 아직도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법은 살아 있다. 영리병원은 공공의료확충의 거대한 걸림돌이며, 국가재난 발생 시 언제든 걸림돌로 작용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탈리아는 개인병원을 비롯한 모든 영리, 비영리 민간병원을 일시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아야 한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모든 법적 근거를 완전히 일소시켜 공공의료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요구사항
●기초 자치단체에 공공병원을 확충해 반복되는 국가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환자를 열악한 상태에 방치하고 운영재단의 비리까지 드러난 청도대남병원,  민간병원임에도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자청해 분투하고 있는 대구동산병원,  부산시가 추진중인 부산 구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부터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예비타당성 심사 중인 대전의료원, 재개원 예정인 경남도 의료원, 울산 공공병원  등에 대한 재정 지원과 건립 추진도 속히 시작되어야 한다.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공공 의과대학 설립,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간호 인력이 축소되지 않게 간호인력 적정 기준을 마련하고, 병원인력 기준•요양 시설 인력기준을 강화해 철저한 위생 관리로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인프라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 국회는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특별법에 영리병원(외국의료기관) 허용조항 전면 삭제개정에 나서라. 공공의료강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영리병원은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또한 원희룡 도지사는 국내유일무이 영리병원이 될지도 모르는 녹지국제병원 과 관련한 모든 재판소송에 철저히 대비해 반드시 승소하라. 원희룡 도지사는 ‘영리병원 불허’라는 제주도민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녹지국제병원을 ‘조건부 허가’하고 ‘개설허가 취소’한 당사자다. 원희룡 도지사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조금씩 살아나는 영리병원의 불씨를 완전히 꺼트려 영리병원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제안4. 유급•돌봄 휴가의 실질적 보장과 취약계층 노동자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현황
●정부가 돌봄 공백에 대응하여 가족돌봄휴가•유급휴가 제도를 일시적으로 강화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노동자가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비정규직•일용직•특수고용 노동자 등 취약계층 노동자는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로 생계 위기에 내몰려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요구사항
●정부는 사업주가 유급휴가•돌봄 휴가 등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연차강요• 무급휴가•과도한 연장근로•무급 초과 노동 등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와 소득 보장 지원을 위해, 정부와 제주도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휴업수당 직접 지원,  비정규직•일용직•특수고용 노동자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소득보전 대책 등 지원책을 세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제주도는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특별경영안전지원자금》을 융자 지원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생계위협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소득과 생계를 잃은 노동자들을 위해  제주도는 지금당장 《3無(무이자, 무담보, 무보증)특별생계안전지원자금》을 조성하고 지원하라.

제안5. 마스크 등 의료보호 용구의 공적 관리와 무상 배급을 제안한다.
●현황
●정부는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마스크 쓰기를 강조했고,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뒤늦게 시장에 개입해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우선순위에 대한 공적 통제 없이 약국을 통해 선착순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국민의 불편과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요구사항
●마스크와 의료보호용구, 감염대응자원 등의 공급과 수요는 감염병 전파의 비상시기이기 때문에 공적으로 관리⋅유통되어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필요와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의료기관⋅기저질환자⋅노인⋅취약계층에 지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제안6. 시설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 돌봄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현황
●우리나라는 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거주하며 살아가는 대신 시설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는 열악한 시설 상황과 거주의 반인권적 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시설 수용은 공급자 중심에서 선호되는 규모의 경제일 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정책이다.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정신병원•요양병원•요양시설•양로원 등의 거주자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요구사항
●시설의 종류를 불문하고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가능한 대상자를 선별해 시설 이탈을 논의해야 한다. 노인•장애인• 정신질환자와 함께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장애인 맞춤형 지원서비스 등 기존 제도를 포괄하는  제도개혁으로 실제 지역사회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 케어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제안7. 특정 국적•종교•지역에 대한 선정적•반인권적 보도와 혐오 표현은 중단되어야 한다. 
●현황
●코로나 사태의 발생지가 중국이었다는 이유로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 곳곳에는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고, 이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보도나 발언은 결국 우리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는 기반에 대한 혐오이며, 코로나 사태 해결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정 종교 신자들과 지역에 대한 혐오, 사회적 낙인찍기는 오히려 이들을 숨게 만들어 감염병 관리의 허점을 만들 수 있다.
●요구사항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에 대한 혐오, 차별, 사회적 낙인찍기는 중단되어야 한다. 특히 언론은 이를  조장하는 일체의 선정적인 보도를 중단해야 한다. 함께하는 우리 공동체도 혐오와 배제를 넘어 연대와 인권의 관점에서 시민사회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