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방진성 위를 걷는 문화유산답사회 회원들 모습.

제주시 남문로터리 부근의 제주성 남문터에는 10층이 되는 아파트가 서 있고 현장이라 알려주는 표석은 엉뚱한 곳에 있었다.

개발에 밀려 역사현장들이 없어지고 있다는 말씀에 마음이 씁쓸했다.

두 번째 성터인 지금의 제일교 사거리 부근 제주성 동문터에 도착해 마침 그 곳에 오래 사신 할아버지 덕분에 설명을 잘 들을 수 있었다. 돌하르방의 흔적을 억지로 만들어 놓은 듯 했다.

30분간 차를 타고 동쪽으로 조천을 지나 김녕리 입산망(망은 봉수대를 뜻한다)에 올랐다.

요즘이 묘제 철이라 몇 명의 성묘객들도 만나고 산벚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답사현장에서 주변 경치를 마음껏 즐겼다.

그런데 한동리의 왕가망은 2009년도 1월에 답사한 흔적이 하나도 없고 주변경작지를 평탄하게 하는 작업에 의해 봉수대 주변이 깎여 버렸고 표석이 엎어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많은 문화유산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들었다.

세화에서 점심을 먹고 하도리 별방진성에 도착하였다. 마을을 길게 타원형으로 둘러싸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남문지의 동쪽은 1995년, 2007년에 2차례에 걸쳐 일부를 복원하였는데 2단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낮은 단은 회곽도인데 회곽도가 너무 낮아 밖을 볼 수 없게 복원이 되어 있었다.

모두가 성에 올라 한바퀴를 둘러보며 답사를 하는데 계단이 없는 부분도 있어서 모두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 내리고 엉거추춤하며 어렵게 내려 왔다.

좌가연대, 무주 연대터, 함덕연대, 왜포연대. 조천연대를 답사하고 마지막으로 조천진성과 연북정에서 목조건물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마무리했다.

이번 답사에는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다.

답사를 다니면서 내가 사는 나의 지역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자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문화유산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너무 많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은주 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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