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보은문화 사업 본격 스타트...재일제주인 기부문화 등 기억 전승 통해 도내 마을 어르신들 마음 움직여
재일 제주인 일본 사회 멸시와 차별 극복 강한 의지로 한국인의 정체성 잃지 않으며 일본에 뿌리 내려
재일제주인 1.5세대. 2세대 등 상당수 아직 국적 취득하지 않은 ‘조선적’으로 남아...연금 물론 일본 사회보장제도 접근 어려워

15일 고광명 박사(제주다문화교육복지연구원 재일제주인센터장)가 구좌읍 평대리 노인회장과 재일제주인 기증물고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제공=고병수 기자)

기증역사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코자 시행하고 있는 ‘재일제주인 기증물 실태조사 2년차 제주시 동부지역 조사에서 구좌읍 평대리 경로당 노인회장은 과거 일본 재일동포의 도움으로 마을이 큰 활력이 됐고 현재 일부 재일제주인들의 어려움에 “개인적으로 얼마씩 모아 도민들이 성금모아 (지원해야한다)”며 ”은혜를 입었으면 은혜를 갚아야 한다. 도와줘야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늦었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중심이 된 보은문화 사업이 조금씩 도민사회로 확산되어 있다. 과거 재일제주인의 기부문화 등 기억의 전승을 통해 도내 마을 어르신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강점기 강제로 일본의 군대, 군수공장, 탄광 등에 동원되거나, 4.3의 어려움을 피하거나, 과거 피폐하고 궁핍한 먹고살기 힘든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간 사연많고 눈물과 한이 서린 재일제주인(재일동포)들이 고향 제주를 위해 기증한 기증물 실태조사가 제주도 주관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 제주가 있도록 밑받침을 해준 재일제주인의 기금 등 각종 기증물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를 후대에 계승하도록 보은사업도 추진한다. 재일제주인 기증물 실태조사를 통해 기증역사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제주도는 재일제주인 1세대의 나눔 정신을 계승하고 보은을 실천하기 위해 △도민 공감대 확산 △재일제주인 실태조사 △어려운 재일제주인 1세대 지원 △제주인 공동체 의식강화 등 4대분야 11개사업에 대해 2025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해 나간다고 밝혔다.

재일제주인의 어렵고 힘들게 번 돈을 고향 제주를 위해 기부하거나 희사해 제주의 발전에 디딤돌 역할 등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교육 투자에 재일제주인의 힘들게 마련된 성금기부로 현재 제주의 번영된 삶의 토대가 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재일 제주인들은 주로 유리, 금속, 고무공장, 방직공장, 신발제조, 플라스틱 가공물, 가죽제품 등 일본인이 꺼려하는 업종인 소위 3D업종에 취업해 종일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열악한 환경에서 돈을 모았다. 또한 노점에서 장사를 하고 가내수공업 등을 통해 자수성가 한 재일제주인도 있었다. 이들이 모은 돈으로 고향 제주를 위해 어떤 대가도 없이 기부했다.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에 따르면 1963년도에는 재일본 제주도민회가 설립됐고 감귤묘목을 제주에 기증해 제주 경제발전에 기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 재일제주인의 50년대 후반부터 2000년까지 고향에 크고 작은 성금으로 고향마을 발전 및 교육에 투자했으나 이들이 기부한 내역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태조사에서 재일제주인들은 고향주민의 요구 또는 스스로 열악한 환경의 고향 제주를 위해 자신들이 힘들게 번 돈을 기꺼히 기부했다.

이들은 학교부지, 학교운영비, 풍금, 교육기자재, 교육관련 동상, 학교시설에 투자해 현재 교육을 통한 대한민국과 제주의 번영의 기초가 됐다.

또한 마을회관, 경노당, 우물, 전기가설, 도로개설, 새마을운동 등에도 기금을 내놔 고향마을의 번영을 위해 일조했다.

이들의 고향사랑에 대해 공덕비 등과 기부금 대장 등을 통해 일부 마을에는 남아 있어 이들의 공덕을 치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성금과 기금, 부지제공 등에 대해 대부분 마을에서 이들의 기여한 내역에 일부를 제외해 관리는 거의 없었고 70세 후반 이외에 이들의 공로를 아는 도민들이 점점 줄어들고 젊은이들과 학생들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들에 대한 보은문화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일제주인 1.5세대와 2세대 등 상당수는 아직도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조선적’으로 남고, 일본에 귀화도 하지 않아 연금은 물론 일본의 다양한 사회보장제도에 접근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생활형편이 일부 재일제주인을 제외하고 아주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부 방송국 등을 통해 재일제주인 1세대 생계비 및 위문품 지원을 위한 특별성금, 각계의 재일제주인 1세대에게 모국방문비 등을 통해 일부에게 지원도 했다.

제주도가 늦게나마 이들에 대한 보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과거 어려웠던 제주 고향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던 재일 제주인 1세대와 1.5세대 중 일부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이 이따금 들려오고 있다.

이들 중에는 고향 제주에 거처가 마련되면 고향으로 가고 싶다고는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일 제주인들은 일본 사회에서 멸시와 차별을 극복하고 강한 의지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교포 1세대는 일본에 뿌리를 내렸다.

재일 제주인들의 애향심은 남달라 고향에 남은 가족들에게 또는 친지 마을 사람들에게, 학교에, 전기,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어렵게 번 돈을 고향 제주를 위해 아낌없이 내놓았다.

각 마을마다 재일동포 추모비나 기념비가 없는 마을이 없을 정도로 재일 제주인의 고향사랑은 남달랐다.

이를 위해 자수성가한 재일제주인들은 1961년 제주개발협회 창립총회를 갖고 재일제주경제인협회도 창립했다.

1962년에 제주개발협회는 제 1차 고향방문단이 제주를 방문했다. 1963년에는 재일본제주도민회 창립후 감귤묘목 기증사업도 시작해 제주의 주 수입원이 되도록 했다.

디아스포라, 일제의 강제연행으로 일본에 갔다 해방 후 눌러 앉은 이들, 친인척을 찾아, 4.3 때문에 수십년간의 타국살이에 2011년까지 일본으로 귀화한 재일동포수는 32만 명을 넘어섰다.

제주에서도 ‘재일 제주인 1세대 고향방문사업’ 등을 진행하며 그 고마움을 일부라도 돌려주려하고 있다. 제주의 정체성이 이들에게 사라지지 않도록 일본내 재일제주인 3, 4, 5세대에 전통으로 계승되도록 기부와 보은문화 확산에 도민들과 제주도정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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