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여성가족과 신민호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중받아야 한다. 가치관은 어려서부터 개인이 살아온 역사를 잘 담아내기 때문에 바람직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환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아동센터는 이용 아동이 학습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귀포에는 28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있고 센터당 1명의 시설장과 1~2명의 생활복지사가 아동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업무를 처음 맡았을 때 바라본 지역아동센터는 공부방을 시작으로 설치된 것으로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이용하는 학습 보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업무를 맡아 보니 지역아동센터가 지닌 진정한 가치는 아이들의 정서 지원이 아닐까싶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을 빼앗긴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전염병 확산의 우려로 사람들이 직접 마주하는 만남이 어려워졌다. 이는 얼굴을 맞대는 모든 활동에 적용되었고 학교도 문을 닫았다.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원격 수업으로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인터넷 강의라는 플랫폼으로 원격 학습은 우리에게 익숙했다.

하지만 원격 돌봄이라는 말은 어색하다. AI 등 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많은 역할이 대체되고 있지만 감정과 정서가 중요한 돌봄을 기술로 대체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코로나 19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할 때,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긴급돌봄을 시행했고 여기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은 더 빛이 났다.

순간의 집중보다는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정서 발달의 역할을 지역아동센터가 해내고 있다. 방학이 있는 학교와 달리 지역아동센터는 방학없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운영되며 심지어 토요일과 일요일에 운영하는 시설도 있다. 아이들에게 지역아동센터는 언제든 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인 셈이다.

최근 지역아동센터에 종사하는 생활복지사들이 모여 <우리 아이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라는 책을 냈다. 생활복지사가 지역아동센터에서 느낀 내용을 글로 풀어낸 내용으로 우리 아이들에 대한 시설의 정서적 지원을 맛볼 수 있다.

책의 구절 중 “아이들이 예쁘지는 않았습니다. 내 아이들만 예뻤습니다.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예쁩니다. 내 아이들인가 봅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핵가족화와 점점 삭막해져가는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참된 가치가 잘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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