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중 학교특색사업 일환 4년째 ‘제주인 정체성 찾는 학년별 주제통합 프로그램’ 운영...추모관 4·3 올바른 이해 학생들 평화와 인권 감수성 높여
연대와 공유의미 18m 노란색 리본 제작...민간인 희생자 피 담은 지름 120㎝ 동백꽃 제작 설치
송시태 교장 “4·3특별법개정안 국회통과 4·3해결 이제부터 시작..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학생들이 참여한 4.3조형물 모습.(사진제공=세화중)

대한민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 73주년을 맞아 4.3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물결이 미래 제주의 주역인 어린 학생들로부터 나왔다.

이는 해당 학교의 지원과 교사들의 참여 그리고 학생들이 제주의 어두운 현대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비참한 상황이 벌이지지 않토록 학교내에 추모관을 설치해 운영해 주목되고 있다.
 
세화중학교(교장 송시태)는 제주4·3 73주년을 맞아 4·3의 발발 원인과 상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 마련하기 위해 세화중학교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 평화로 잇다’라는 주제로 학교내에 위치한 세화4·3성 앞에 추모관을 설치해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추모관이 설치된 세화4·3성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화중학교에서 ‘제주인의 정체성을 찾는 주제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과 함께 발굴한 장소다.

세화4·3성은 1949년 초 토벌대의 무력진압이 한창일 때 세화리 사람들에게 식량을 가지러 산에서 내려오는 무장대를 막기 위해 현재 세화중학교 운동장 남쪽에 쌓은 성이다.

추모관은 제주4·3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평화와 인권의 감수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여수에 주둔한 제 14연대 병사들이 동족을 학살 수 없다는 명분으로 4·3 진압명령을 거부해 발생한 여순 10·19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연대와 공유의 융합형 추모관이라는 것.

세화4·3성 앞에 설치된 추모관의 조형물로 제주에서 여수까지의 거리 180㎞를 축소한 18m로 ‘잊지않고 기억하겠다’는 연대와 공유의 의미를 담은 18m 노란색 리본을 제작했다.

그리고 4·3의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들의 피를 담은 지름 120㎝의 동백꽃을 제작해 설치했다.

배기준 학생자치회장은 “4·3평화공원을 찾아가 추모식에 참여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자체에서 추모관을 만들어 4·3희생자들과 4·3으로 인해 발생된 여순10·19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 주고 싶어 만들었다”며 “정성들여 만든 만큼 지역사회의 주민이나 학생들도 많이 찾아와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송시태 교장은 “지난 2005년 1월 2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주를 세계 최초의 ‘평화의 섬’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세계 평화의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1년 2월 26일 제주 최대 숙원이었던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며 “제주4·3의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4·3의 슬픈 역사가 다시는 이 땅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이 여순사건까지 평화와 인권의 숨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세화중 4.3 조형물 모습.(사진제공=세화중)

한편, 세화중학교는 학교특색사업의 일환으로 4년째 ‘제주인의 정체성을 찾는 학년별 주제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1학년은 ‘제주 생태·환경 바로 알기’ 2학년은 ‘지역사회와 해녀문화 알기’ 3학년은 ‘제주 4·3평화와 인권교육’을 학년별 주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3학년의 경우 △추모글 및 시 쓰기(국어) △제주 43으로 살펴보는 정의로운 국가의 조건(타이포셔너리, 도덕) △다랑쉬굴 모형만들기를 통한 4·3사건 돌아보기(수학) △자유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4·3에서 5·18까지, 역사) △동백꽃 소품 만들기(기술·가정) △ 제주 동굴 형성 과정과 동굴에 얽힌 4·3의 아픈 역사 연구(과학) △4·3 관련 동영상 시청(창체/자율) △4·3 평화 공원 및 4·3 북촌길 탐방(현장 체험교육)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저작권자 © 제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