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요즘 ‘밈(meme)’이라는 인터넷 문화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밈’이란 대중이 특정 콘텐츠를 발견하거나 새롭게 생산, 재가공하면서 모방하는 활동을 말한다. 원래 ‘밈’은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메(mimeme)와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이 합성돼 만들어진 말이다.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가 밈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3년 전 발표한 ‘깡’ 노래는 당시 난해한 가사와 과장된 춤이 시대착오적이고 촌스럽다며 조롱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각종 ‘깡’ 패러디물이 SNS에서 재생산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롱의 대상이 됐던 ‘깡’이 인기 콘텐츠로 바뀐 원인을 문화비평가들은 대개 B급 감성의 대중화와 함께 비판에 대한 비의 ‘좋은 태도’에서 찾는다. 월드스타의 자존심 때문에 정색할 법도 한데 비는 대중의 비판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고 자기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다.

비의 ‘좋은 태도’를 JDC도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 올해로 JDC가 탄생한 지 18년이 됐다. 2002년은 IMF 후과와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힘든 시절이었다. JDC는 ‘우리도 잘 살아보자’라는 도민의 소망과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출항했다.

그동안 JDC는 첨단, 관광, 교육, 의료 4개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금까지 총 6조 7540억 원을 투자해 국제자유도시의 인프라를 확충해 왔다. 지역과의 상생과 협력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8200개 일자리를 창출했고, 매년 200억 원 정도 사회공헌 사업에 투자하면서 도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의 성장을 위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JDC는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을 노정했다. 지금까지도 도민들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만 18세, 사람으로 치면 사리를 분별하고 행동에 따라 책임도 감당해야 하는 나이다. 만 18세 성인이 된 JDC의 이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짐하고자 한다.

먼저, 혁신해 나가겠다. 그동안 견고히 쌓아온 좋은 경험과 지혜는 오롯이 받아 안겠지만, 기존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 그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롭게 하겠다. 이러한 혁신을 토대로 제주도민이 동의하는 JDC의 미래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출범 당시 우리의 꿈과 소망들을 하나하나씩 실현해 나가려고 한다.

다음으로, 신뢰를 쌓아가겠다. 적극적인 소통과 도민 공감을 통해 JDC가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다 바치고자 한다. 제주의 가치를 높이고 제주의 미래 성장을 담보하는 사업을 추진해, 도민사회와의 철석같은 믿음과 소통을 이뤄나가고자 한다.

비의 ‘좋은 태도’를 바탕으로 ‘혁신’을 능동적으로 실천하면서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JDC를 만들어낼 것을 다짐한다. 이러한 다짐들이 제주도민들 마음속에 가 닿았으면 좋겠다.

정말 JDC도 ‘깡’처럼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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