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송산동주민센터 오지영

서귀포시 송산동주민센터 오지영.

5월의 신부, 가정의 달 등 5월을 지칭하는 표현이 많은 만큼 각종 행사들로 사무실 달력은 빽빽하다. 행사에는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이런 저런 말들이 오간다. 송산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한 지도 어언 1년 8개월이 지나다보니 제법 아는 얼굴들이 많아졌다. “어떤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여쭤보기도 전에 내 자리로 바로 오시는 분들이 그만큼 많아졌다.

간혹 어르신들이 “날도 더운데 고생이 많다”로 격려해주실 때 나도 모르게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격려인사 끝에는 “○○ 일자리 신청했는데 어떻게 잘 좀 해보라.”등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지시는 한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네 글자로 딱 잘라 말씀드린다. “안 됩니다.”

정부가 발표한 9대 생활 속 적폐 중 하나가 ‘공공기관 채용 비리 근절’이다. 농담 반, 진담 반의 한 마디라도 이 범주 안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에게는 ‘어떻게 잘 좀 해볼 수 있는’ 권한도 없을뿐더러 부정과 반칙을 저지를 마음은 더욱이 없다.

인간관계에서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친절 스마일 배지를 공무원증에 달고 “No!”를 외치는 것은 더욱 어렵지만 청렴을 위해 다시 한 번 크게 외친다. 나에게 청렴이란 공정성이다.

공정성을 잃으면 공익이 무너진다. 공익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이익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이다. 만약 동 주민센터를 찾았을 때 “No!”를 들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좋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행사의 여왕 5월에도 우리 공무원들의 청렴을 위한 “No!”의 외침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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