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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영란법과 원할한 업무수행생활환경과 사업장폐기물팀 현인철
제주뉴스 | 승인 2019.04.11 10:21
생활환경과 사업장폐기물팀 현인철

지난해 9월에 폐기물 관련 인허가 및 점검 업무를 맡았다. 업무의 대부분이 법과 규정을 따지는 것이다 보니, 담당 업무 외 일에 대하여도 규정부터 찾아보고 명확한지 따져보는 버릇이 생겼다. 최근에도 그럴 일이 있었다.

같이 근무했던 동료 공무원이자 잘 아는 선배가 사무실을 찾아왔다. 음료수 한 박스를 건네길래 안된다고 거절했다. 그 선배는 ‘3만원 이하는 괜찮은 것 아니냐’면서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음료수 박스를 다시 들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그렇지만 뭘 부탁하러온 것처럼 비추어 지는 게 많이 쑥스러운 것 같았다. 나 또한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너무 매정한 게 아닐까?

10년여 쯤 전에 같은 주제에 대하여 동료들과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다. 공무원은 업무와 관련해서는 음료수가 아니라 물 한잔도 받는 것도 안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음료수 한 잔쯤은 업무와는 상관없이 사람 간에 일상적인 것이라 괜찮다는 견해가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어떤 것을 얼마까지가 괜찮을지에 대하여는 누구도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결론은‘각자 알아서 판단’이었다.

그 선배가 돌아간 후, 관련 법규 및 규정을 찾아보았다.「금품수수 및 부정청탁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김영란법’이다. 해당규정 제8조를 요약하면 ‘공무원이 직무 관련으로 100만원을 넘게 받으면 형사처벌, 100만원 이하를 받으면 과태료’이다. 규정이 너무 명확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모든 법에는 예외가 있다.‘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 목적의 (정해진 가액 이하) 음식물·경조사비·선물’은 예외이다.

의례 또는 부조가 뭔지는 알겠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원할한 직무수행인지는 모르겠다. 그 선배의 음료수는 직무수행을 위한 것이었을까? 애매하다.

국민권익위원회 사이트에 접속했다.‘3만원이나 5만원 즉 정해진 가액 이하라도 경우에 따라 법 위반에 따른 충분한 설명, 입증이 필요하다.’청탁금지해석과의 답변이다. 부서이름과는 다르게 해석이 명확하지 않다. 해석을 해석하기가 오히려 더 어렵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신문기사에서 시원스런 답을 찾았다.‘대접을 받아도 되는 지 애매할 때에는 자기 신용카드를 꺼내서 자신의 비용을 계산하고 꼭 영수증을 챙겨라. 인허가 등 직접적인 이해가 걸려 있을 때에는 차 한 잔도 대접받아서는 안 된다.’

‘애매하면 받지 마라.’그래 맞다. 이걸 기준으로 하면 모든 게 명확하다. 원할한 직무수행 여부을 시간 들여 따질 필요도 없다. 그 선배의 음료수는? 받으면 안 된다. 왜? 애매하니까. 기준이 명확하니 판단이 쉽다. 그 선배에 대한 미안함에 불편했던 마음이 풀렸다. 김영란법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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