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4·3행방불명인희생자 진혼제 21일 봉행

추도사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정은 4·3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명예회복과 유족들의 한을 풀고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제17회 제주4·3 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가 21일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자 표석 앞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서 원희룡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또한 “올해 제70주년 4·3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께서 가장 먼저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며 “우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인 4·3을 화해와 상생으로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쌓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평화와 공존의 4·3정신을 받들어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역사적 과업을 견인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오늘 열일곱 번째 4·3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를 맞아 영령들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통한의 세월을 눈물로 견뎌 오신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진혼제 진혼사를 통해 “내리쬐는 삼복더위의 폭염보다도 견디기 힘든 4․3의 비극은 우리에게서 너무도 많은 것들을 빼앗아 갔다”며 “그러나 우리들은 절망과 아픔의 역사를 딛고 4․3의 진실을 밝혀내어 가고 있다. 제주4․3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적 가치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영령님들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반드시 이뤄내어 영령님들의 원통함과 억울함을 풀어드리겠다”며 “더 나아가 제주4․3의 숭고한 가치를 승화시켜 정의로운 평화와 인권의 시대를 펼쳐나감에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진혼제 행사에는 원희룡 도지사를 비롯해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 이석문 교육감, 위성곤 국회의원,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4·3유족 등 600여명이 함께 참석했다.
 
한편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은 현재 3896기가 설치돼 있다. 경인위원회 552기, 대전위원회 270기, 영남위원회 446기, 제주위원회 2015기, 호남위원회 393기, 예비검속 220기 등이다.

이 표석은 전국의 형무소 수감 중에 행방불명되거나 주정공장 등 도내 수용소 수감 중 행방불명된 분들이 묘지가 없는 현실을 감안해 희생자의 안식과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조성됐다.

유족을 위로하는 원희룡 지사.

[전문]원희룡 지사, 제17회 제주4·3 행방불명희생자 진혼제 추도사

존경하는 도민여러분,
4·3행방불명 희생자 유족 여러분.

오늘 열일곱 번째 4·3행방불명 희생자 진혼제를 맞아
영령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통한의 세월을 눈물로 견뎌 오신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부모와 형제가
어디서 어떻게 희생됐는지,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모른 채
7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70년이 흐른 지금,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통한의 줄기가 하나 둘 거두어지면서 
희망이 빛도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제70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께서는
가장 먼저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하셨습니다.

2010년 중단됐던
4·3행방불명인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도
다시 시작됐습니다.

행방불명 수형인들이
제주를 떠나기 전에 임시 수용되었던 주정공장 터를
4·3교육 등 역사체험의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정은 4·3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명예회복과
유족들의 한을 풀고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인 4·3을
화해와 상생으로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쌓아왔습니다.

우리는 평화와 공존의 4·3정신을 받들어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역사적 과업을 견인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4·3영령들께서도 굽어 살펴주실 것입니다.

오늘 진혼제를 준비해주신
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 유족협의회
김필문 회장님과 유족을 비롯한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4·3행방불명 희생자 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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